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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ojima  Yuriko

遠嶋  佑里子

   - - -   |   172cm   |   60kg   |   女   

찌질한   /   비관적인   /   솔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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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여름의

 겁쟁이 

" ... ... 모르겠어. "

"껍데기가 벗겨지고 알맹이가 드러나다."

찌질한 - 엉망진창 - 다소 침착한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히키코모리. 두려움이라는 감정에 잡아먹혀 자신만의 공간으로 숨어버렸다. 각 잡혔던 생활습관은 엉망이 되어 나뒹굴었고 쾌락과 과거만을 쫓으며 미래를 저버렸다. 어렸을 때 친구들이 이런 그를 마주한다면 정말로 그 성실한 부반장이 맞아? 라는 말이 나올 수 있는 꼴이지만, 사실은 이게 진정한 토오지마 유리코였을지도 모른다. 후회하는 일이 늘었고, 도전을 두려워하며 쉽게 포기해버린다.

 

 

 

"자존심은 높았으나 자존감은 낮았다."

우울한 - 비관적 - 자기 비하적

 

나는 잘났어. 내가 최고야. 나는 다 잘해. 늘 달고 살았던 그 말들은  사실 불확실한 자신을 안심시키기 위해 했던 자기방어적인 말이었을 것이다. 솔직히 말해서 옛날부터 자신이 진정으로 잘한다고 생각했던 건 공부밖에 없었다. 나머지는 다 엉망이었지. 그리고 그 하나 남은 장점마저 무너지고 나니 남은 것은 텅 비어버린 자신. 이제는 애써 자신을 포장하려 하지 않는다. 나는 원래부터 초라한 알맹이를 가진 사람이었던 거야. 남을 깎아내리기 보다 자신을 탓하는 쪽으로 바뀌어버렸다. 

 

 

 

"자신의 감정에 대해 솔직한 것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

여전한 겁쟁이 - 그러나 솔직한

 

여전히 감수성이 풍부하고 겁이 많다. 있던 장점들은 다 사라져버렸는데, 단점은 그대도 남아버렸다. 그러나, 더 이상 자신의 감정을 숨기려고 하지 않는다. 네가 좋았어. 슬퍼서 눈물이 나. 내가 실수한 것 같아. 모든 것이 다 어렸을 때 보다 철이 없어진 것 같지만, 이 부분만큼은 성장했다. 어찌 보면 인간관계 쪽으로는 어른스러워졌다는 후한 평을 내려줄 수도 있다. 그러나 본인은 그것을 모르고 있고, 사회와 등을 지고 있기 때문에 깨달을 길도 없다.

7月 9日 | A형 |  게자리

 

▶좋아하는 것 / 싫어하는 것

술과 담배 / 한심한 나

 

▶취미 / 특기

담배 피우기 / 깡술 7병 마시기

 

 

▶가정

부모님, 언니(23세), 오빠(22세)로 이루어진 5인 가정. 이었었다. 6년 전 화재로 인해 병원에서 근무하던 부모님 두 분이 모두 사망하였다. 언니와 오빠는 사고 당시 도쿄에 있었기에 목숨을 건졌다. 

 

현 언니(29세), 오빠(26)세로 언니는 대학 졸업 후 도쿄 인근 병원에서 일하고, 오빠는 아직 대학을 다니고 있다. 아오하마를 떠난 그 날 이후 쭉 언니와 함께 도쿄에서 살고 있다.

 

 

▶사건 이후

들끓는 화염 속에서 살아돌아왔다. 그러나 그 역시 온전한 상태로 살아남은 것은 아니었다. 무너져 내리는 자재를 막다가 어깨 부근과 팔꿈치~손목 사이에 화상을 입었고, 시타몬 병원의 전소로 그의 사랑하는 부모님을 잃었다. 심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너덜너덜해진 그의 안식처 또한 모두 불타버렸기에. 도쿄로 이동해 언니와 함께 살며 찢어진 가슴의 구멍을 메우고자 반년간 병원 치료를 받았다.

 

 

▶고등학교 입학 후

토오지마 유리코는 항상 강해 보이고자 노력했지만, 사실은 물러터진 토마토처럼 연약한 인간이었다. 그날의 화재는 악몽처럼 끊임없이 그를 괴롭혔다. 치료를 하며 반년을 보내고 집 근처의 고등학교에 입학하게 되었지만, 정상적인 고등학교 생활을 할 수 없었다. 학교에 있으면 자꾸 친구들이 생각나고 자신의 머리색처럼 타오르던 불길이 떠올라 미쳐버릴 것 같았다. 그래서 선택했던 그의 결정은, '잠'. 눈을 감으면 이 기억또한 잊히겠지. 그렇게 그는 항상 열을 올리던 공부도 학교생활도 모두 내던지고 잠이라는 도피처를 선택했다. 중학교 때의 그에 대한 평판이 '쫌생이 부반장' 이었다면, 고등학교 때의 그에 대한 주변 평판은 '아오하마 출신의 잠만 자는 애'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수업도 듣지 않고 공부도 하지 않았으니, 성적은 바닥을 쳤다. 

 

그렇게 어영부영 쫓기듯 졸업만 겨우 완료했다. 부반장이라는 타이틀도 이제는 사치다.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 진학에 대한 생각은 이미 사라진지 오래였다. '자랑스러운 의사가 되기로 부모님과 약속했었는데.'라는 계기도 한없이 파고들어버린 그의 무기력증을 떨쳐내줄 수 없었다. 학교라는 속박을 벗어나고 성인이 된 그는 오히려 본격적으로 집 안에 틀어박혀버렸다. 우울함이라는 단어를 실체화시킨 생명체가 되어 하루 종일 자거나, 인위적인 즐거움을 찾아 알콜과 니코틴에 찌들어 살았다. 사전적 단어를 빌리자면 히키코모리가 된 것이다.

 

 

▶백수?

그렇게 2년을 살았다. 알게 모르게 자라난 구석의 곰팡이처럼 하루하루를 쓰레기같이 낭비하고 살았다. 그날도 다른 건 없었다. 외출의 최대 반경 거리인 집 앞 편의점에나 들러 저녁거리를 사고 집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그런데 그날따라 유난히 전시되어 있는 문학잡지가 눈에 들어오더라.  그러고보니, 나 글쓰기를 좋아했었지. 홀린 듯 저녁거리와 함께 문학잡지를 구매했다. 집에 와서 펼쳐본 잡지에는 이 달의 베스트셀러, 작가의 인터뷰, 그 외에도 문학에 대한 시시콜콜한 내용들이 담겨있었다. 그 중 가장 관심을 끌었던들 내용은 대형 출판사에서 모집하는 공모전이었다. '바다'를 주제로 한 중~단편 소설을 모집한다는 내용이었다. 그 주제를 보자마자 굳어있던 심장에 파도가 들이치는 것 같았다. 

 

원고지를 구매하고 책상 서랍 깊은 구석 처박아뒀던 만년필을 꺼냈다. 그리고, 써 내려갔다. 글을 썼던 그 순간만큼은 '똑똑했던 부반장 토오지마 유리코'가 됐을지도 모른다. 자랑스러운 의사가 되기로 부모님과 약속했었는데, 라는 계기가 유리코에게 활력을 불어넣지 못했던 이유는 아마 그가 진심으로 원했던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오하마의 일을 재창작한 소설을 공모전에 제출했다. 솔직히 별 기대는 없었다. 내가 해 봤자지..라는 생각은 너무나 오랜 시간 동안 토오지마의 가장 깊게 뿌리내리고 있었기 때문에. 그런데 이게 웬 걸. 그의 소설은 공모전의 영광스러운 대상을 차지했다. 일은 속전속결로 진행됐다. 책 출판까지 결정된것이다.

 

출판하게 된 그의 데뷔작의 제목은...

 

 

▶베스트셀러 ' 나의 파도에게' 의 작가

나의 파도에게. 출판을 시작할 당시에 그는 기쁨보다 두려움이 컸다. 어쩐지 옛날 친구들을 팔아 넘긴 것만 같아. 이런 거 죄는 아닐까. 혹시 날 알아보는 사람이 생기면 어떡하지. 기타 등등..다양한 잡념이 일었다. 하지만 그런 걱정들은 어차피 보는 사람도 별로 없을 텐데. 금방 잊힐 거야, 이런 글. 이라는 결론으로 늘 빠르게 마무리 되었다.

 

그러나, 정확히 1개월 뒤 그의 소설 '나의 파도에게'는 메가히트를 치며 베스트셀러에 기록된다.

 

전혀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 자존감이 낮아질대로 낮아진 상태였기에 더욱더 그 결과가 충격으로 다가왔을지도 모른다. 서점에 가면 '이 달의 베스트 셀러'에 떡하니 자신의 소설이 걸려있었다.

 

'유우나(侑梨)'라는 필명을 사용하고 있으며 그가 이 소설의 저자라는 건 친언니와 본인을 제외하고는 아는 사람이 없다. 책의 시작 부근 작가의 말에 '아오하마와 나의 친구들을 기리며.' 라는 문장이 쓰여있기 때문에 그가 아오하마 출신의 누군가가 아니냐는 추측이 돌고 있으나, 자세한 사항은 외부에 알려진 게 없다.

 

 

▶기타

 

-니코틴, 알콜 중독. 깔끔한 섬유 유연제가 나던 그의 곁에서는 이제 담배 찌든 내가 난다.

 

-밝은 주황색 머리를 새까만 색으로 염색했다. 화염의 색과 똑 닮은 머리 때문에 거울을 보면 그 날의 악몽이 또 다시 떠올라 자신을 괴롭히는 것 같다고 했다. 뿌리가 조금이라도 자라면 바로 염색을 속행했기에 그의 머리 상태는 말이 아니었다. 심각하게 상해버린 머릿결. 더 이상 관리하지 않는 심한 곱슬기는 덤이다. 그의 피폐한 모습을 부각시켜주는 데에 제일 큰 기여를 하고있다.

 

-이제는 손가락에 들어가지 않는 우정반지들을 줄에 엮어 목걸이로 걸고 있다. 늘 가지고 다닌 덕에 불타지 않았다. 아동틱한 디자인 때문에 다소 웃긴 꼴이지만 그는 전혀 부끄럽지 않다.

 

-왼쪽 어깨와 팔 부근에 화상흔이 있다. 미약하게 왼손을 떠는 후유증이 생겼으나 꾸준한 병원 치료로 일상생활에는 지장이 없다.

 

-화염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겼다. 연초가 아닌 전자담배를 택한 것도 이 때문. 현재 언니와 함께 살고 있는 그의 집에는 가스레인지조차 없다. 모두 인덕션으로 갈아버리느라 돈이 꽤 나왔었지, 라고 농담조로 웃으며 말할 수 있게 되었지만 아직도 화염을 직면하면 절대로 웃음이 나오지 않는 상황이 되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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