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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얀 백색의 머리카락은 빛을 받는대로 그 색이 변하는 것처럼 보였다. 새하얀 색의 조개껍질을 떠오르게 만드는 색. 백발에 퍽이나 어울리는 흰 피부는, 그리 창백해 보이진 않는다.

 

: 이전보다 앞머리가 길어져 눈을 살짝 가린다. 그 백색의 앞머리 아래로 보이는, 조금 가려진 두 눈동자의 진한 금색은 벌꿀빛을 지녔다. 빛에 반사되면 반짝반짝 빛나며 순하게 처진 눈은 그 인상을 더 부드럽게 했고.

: 언제나 웃음기를 띠고 있기에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으며, 강아지에 가까워 보이는 인상.

 

: 흰 티에 가벼운 재질의 청색 셔츠를 입었다. 거기에 긴 검은색의 바지. 아직은 더운 여름임에도 “종종 늦은 밤에는 추웠잖아요.” 라는 말을 덧붙였다.

 

: 부드러운 재질의 갈색 가방은 평소에도 들고다니는 가방으로, 학생에게 받은 오리 악세사리가 걸려있다. 그 안에 텅 빈 유리병을 넣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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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izumi Shun

小泉 俊

   - - -   |   185cm   |   71kg   |   男   

다정한   /   유순한   /   수긍하는

다정한 / 유순한 / 수긍하는

 

> 다정한 / 잘 웃는 / 줄어든 말수

“내일은 맑았으면 좋겠어요.”

 

: 여전히 다정하며, 여전히 단정했다. 아이는 모든 이야기에 웃으며 대응했고, 그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을 터. 그는 과거와 그리 다르지 않은 모습으로 그 자리에 서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 그럼에도, 그다지도 많은 이야기를 들으면서, 아이는 많은 말을 하지 않았다. 단순히 말을 흐리는 수준이 아닌 확연하게 줄어든 말수는, 아오하마의 이들이 아니라면 눈치채지 못할 수준이었기에. 어디에도 변명하고 설명할 이유는 없었다.

 

: 이런 그의 줄어든 말수는 자기자신을 보호하는 일종의 수단이었다. 연한 속살에 단단한 껍데기를 두른 생물들이 그러하듯, 아이는 말수를 줄이는 것으로 과거 눈치 보던 습관을 대신했다. 말끝을 흐리기보다 입을 다무는 쪽을 택했으며, 입을 다무는 것 이상으로 말을 시작조차 하지 않았다. 어디까지나 밖으로 꺼내어지지 않은 것은, 끝내 아무도 모를 것이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 유순한 / 거리두는 / 진지한

“아, 그런가요? 그러면… 제가 이걸 하면 되는거죠.”

 

: 사람들은 흔히, 다정한 사람을 걸러 보고는 했다. 아이는 그런 선상에 놓여있었다. 누군가는 다정하되 직관적이고, 다정하되 무뚝뚝하지만서도, 그 중에서도 꼽으라면 그는 유순한 축의 다정함이었다. 상대가 하는 부탁에 거절하는 일은 드물었고, 웃으며 이야기를 들어주고, 화를 내는 일 역시 드문. 누군가는 바보 같다 말해도, 그것마저도 웃으며 넘겼다.

 

: 그런 모든 행동 뒤에 연이 길게 이어지는 일은 드물었다. 일정 범위에 들어서면 입을 꾹 다물어버리는 그의 탓일지도, 단순히 아오하마라는 장소에 머물렀던 이로 소문의 뒤에 존재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 다만, 여전히 우스갯소리는 제대로 받아들이질 못했다. 그것이 특히나 아오하마와 관련된 농담이라면… 아이는 표정을 굳이고 입을 열었다. 따박따박 말을 꺼내다 문득 멈추고, 그대로 돌아서는 것은 드물지 않은 일. 당연한 말을 꺼내도, 어떤 이들은 아이에게 예민하고 진지하다는 평을 내리기도 했다.


 

> 수긍하는 / 미련한

“그런 말을 하기엔, 앞에 놓인 것들도 소중한걸요.”

 

: 그 무엇에도 의미를 두지 않겠다고 생각한, 고등학교의 늦은 사춘기를 지나, 아이는 다시금 소중해진 것들을 쌓아갔다. 과거의 추억이 소중했고, 지금의 집이 소중했으며, 미래의 자신이 소중했다. 의미를 두지 않기엔 아이는 퍽이나 다정한 인간이었고, 미련한 인간이었으며, 소중한 것이 많았다.

 

: 그리고. 이 모든 것은 수긍에 가까웠다. 과거의 참사에 휩쓸려 자신을 몰아가기엔 앞에 놓인 것들이 많았고, 단순히 수긍하지 않으면 살아가지 못하는 상태일 것이 분명할텐데. 하나하나 생각을 정리하며, 언젠가 바다와 함께할 것이라 여긴 제 물건을 구석으로 치웠다. 버리지 못한 것은 일종의 미련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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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여름의

​ 껍데기 

" ...여전히 조개가 파도에 떠밀려올까요? "

小泉 俊

 

7.21 生


 

아오하마를 떠난 후,

 

가족

: 아오하마의 화재에서, 가족들 중 그 누구도 사망하지 않았다. 해안가 근처의 가게였기에 간단한 짐을 챙겨 빠르게 대피한 모양.

: 다만, 어린 동생은 팔에 큰 화상을 입어 흉이 졌다. 무뚝뚝하기만 하던 어린 동생이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울던 그 순간과, 그토록 사랑하던 아오하마가 한순간에 사라져버리는 모습. 또 그 안에 남아있던 제 친구들을 생각했을 때, 아이는 그 무엇에도 시선을 옮길 수 없었다.

 

: 아오하마가 전소된 후, 도시에 있던 아버지에게 찾아갔다. 그에게 손을 벌려 삶의 기반을 마련하고, 다시금 아늑한 시골로 어머니와 둘이 들어섰다. 

: 동생은 아버지를 따라가고, 슌은 어머니와 남았다. 단순히 큰 도시는 싫다는 어머니의 의견이었다.

: 동생과 마주하는 것을 꺼려하게 되었다. 싫은 것은 아님에도, 고등학생 때까지는 그 화상만 봐도 눈물을 뚝뚝 흘렸다.

 

: 그의 어머니는 마음고생하며 몸이 상했지만, 차근차근 모아둔 재산과 여전한 실력으로 다시 수제과자점을 열었다. 그만큼 지금 사는 곳도 조용하고 골목진 곳에 존재하는 작은 집. 수업을 마치고 나면 슌은 바로 가게에 들러 카운터를 보고는 한다.

 

: 바다와는 거리가 멀어진 집이지만, 그럼에도 아오하마의 집에서 바다가 있던 방향을 습관처럼 쳐다보기도 했다.


 

일상

: 어머니의 새로운 가게와 자신의 학업에만 집중했다. 소문에 거리를 두고, 새로운 친구에게 벽을 치며. 지금은 대학교로 진학해, 중고등학교 교사를 준비하고 있다. 조기 졸업 예정이라고.

: 이에, 남 모르게 슬그머니 가지고 있던 유치원 교사의 꿈은 내려뒀다. 되려 동생이 다친 것을 보며, 여기에 대해 책임을 질 자신은 더욱 없었던 모양. 그럼에도 교사를 준비하는 것은... 그저 어떠한 미련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 과거, 모래와 조개로 가득 찼던 유리병은 텅 비었다. 덩그러니 방 구석에 놓여 먼지만 쌓여가던 그것은, 아오하마에 다시금 들르게 된 지금에서야 비로소 먼지를 털게 되었다.



 

> 소지품

: 가방, 유리병, 스티커


 

> 호불호

어패류, 스티커, 단 것

: 어릴 때와 달리 입맛이 좀 변했다. 가게 일을 도우면서 이것저것 집어먹은 탓인지, 입이 심심하면 단 것을 골라먹기도.

 

불호

입이 가벼운 사람

: 본인 앞에서 말하지는 않는다.


 

> 기타

 

: 나이를 불문하고 모두에게 존대를 쓴다. 여전하다.

: 스티커는 꾸준하게 모은다. 그 종류는 이전보다 훨씬 다양해졌다.

: 친구들과 했던 약속을 천천히 옮겨적어뒀다. 더이상 이루지 못할 것들까지도 적힌 수첩이 방 한 곳에 놓여있다.

 

: 아오하마를 떠오르게 하는 바다를 들르는 일은 드물어서, 오랜만에 바다에 들어서게 되었다.

: 그럼에도 여전히 아오하마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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