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iozaki Nagisa
潮崎 凪沙
3-2 | 156cm | 44kg | 女
쾌활한 / 솔직한 / 헌신적인
" 내가 늘 여기에 있다는 거, 알고 있지? "
01 햇빛이 내리쬐면 모랫빛 머리카락은 금빛처럼 보이고, 해변의 파도가 푸른 물그림자를 내듯 그의 눈동자도 맑은 물빛이 된다. 바닷가에서 햇살을 받고 서있는 나기사는 여전히, 어떠한 위화감도 없이 그 풍경에 섞인다. 마치 그 곳이 제 고향이고, 제 자리인 듯. 당신이 멀리서 나기사의 이름을 부르면, 늦여름의 햇살을 등지고 뒤돌아서 당신을 향해 환히 웃어줄 것임에 틀림 없다.
02 해안가의 파도처럼 굽이치듯 말려있던 반곱슬의 머리카락은 시간의 흐름을 증명하기라도 하는 듯 전보다도 길어져 허리를 훌쩍 넘겨버렸다. 키도 조금 자랐다. 그러나 그 외에 당신이 낯설게 느낄 만한 것은 별로 없을 것이다. 얇은 쌍꺼풀에 휘어올라간 눈매와 속눈썹, 웃을 때 크게 벌어지는 입. 아오하마의 바다만큼이나 여전히 투명하고 상쾌하게 느껴진다.
03 왼손목에는 아무것도 없지만, 대신 오른손목에는 세 개의 팔찌를 하고 있다. 그 중 두 개는 직접 만들었던 것. 원한다면 당신에게 줄 수도 있다. 혹은 새로운 것-재료부터 모아야 할 테지만-을 만들어줄 수도 있다. 어느쪽이든 당신이 원한다면 기꺼이 해줄 것이다. 왼쪽 귀에만 귀걸이 하나를 착용하고 있다. 귀가 뚫려 있는 것도 왼쪽 귓볼뿐이다. 귀걸이는 바다를 닮은 보석 장식 외에는 그 색채를 잃은 듯이 보인다. 때때로 뚫린 귓볼과 귀걸이를 버릇처럼 만지작거리고는 한다.
04 여름에 걸맞은 흰색 반팔 블라우스, 아래로는 얇고 가벼운 소재로 된 엷은 청록색 치마를, 그리고 흰색 스니커즈를 신고있다. 그러니 이젠 언제든 원하는만큼 내달릴 수 있다. 발목 위까지 오는 치맛자락은 바람의 방향에 따라 가볍게 나부낀다. 전보다 옷매무새에 신경써서 옷이 흐트러지면 금방 정돈해둔다.
그 여름의
물거품
:: 쾌활한 | 낙천적인 | 적극적인 ::
:: 고집있는 | 헌신적인 | 배려하는 ::
:: 대체로 솔직한 | 그러나 종종 숨기는 ::
당신은 나기사를 기억하는가? 물론, 무리해서 떠올릴 필요는 없다.
01 그는 여전히 흐르는 물처럼 유연하고, 맑은 날 대양의 한가운데처럼 평온하다. 멀리서도 눈에 띄는 큼직한 행동은 아주 조금 잦아들었을지도 모르지만, 특유의 밝고 명랑한 분위기가 아직 남아있다. 그는 거의 변하지 않았고 여전히 당신이 알던 시오자키 나기사임에 틀림없다. 그의 행동이 이를 증명한다. 어떤 상황에서든 좋은 점을 찾아내려고 하며, 찾아낸다. 과한 낙관은 종종 독이 되곤 하니, 다른 사람이라면 좋게 생각하지 않을수도 있다. 이성과 현실 따위와는 아무래도 거리가 있다.
02 나기사는 좋은 일에 기뻐하고, 화나는 일과 슬픈 일에는 종종 그냥 웃곤 한다. 화를 내고 싶지도 않고 슬퍼하고 싶지도 않다. 감정-특히 부정적인 감정-을 그대로 표현하는 것은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고, 나기사는 빨리 지치고 싶지가 않다. 솔직함은 좋은 미덕이겠지만, 그것이 항상 좋기만 하지는 않음을 이제는 안다. 당신에게 숨기고 있는 것 몇 가지가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여전히 티는 난다. 눈을 감고 들으면 말은 꽤나 태연해서 완벽한 거짓말에 가까울 테지만 눈을 뜨고 보면 아직도 시선을 회피하거나, 기쁜 얘기도 아니면서 웃고 있으니 수상쩍은 면이 있어보인다. 잘 하지 못 하는 것을 단기간에 능숙히 해낼 수는 없다. 나기사는 그런 완벽한 사람이 못 된다.
03 익숙한 것을 사랑하고, 사랑하는 것을 더 알고싶어한다. 여전하다. 사랑하는 것들에 쏟는 에너지를 아깝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완전히 새로운 대상에 쏟을 에너지까지도, 사랑하는 것들에 쏟을 것이다. 후회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고민하고 주저하기보다는 행동으로 옮기고, 할까 말까 고민하지 않고 일단 실행한다. 하지 않고 후회하는 것보다는 해보고 후회하는 게 훨씬 낫다. 그러므로 가끔은 자신이 하기로 마음 먹은 것을 억지로 밀고 나가려 할지도 모른다.
04 나기사는 전보다 타인을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그의 행동은 대개 타인을 위하며, 타인을 향한다. 다만 그 방식이 아직 미숙하고, 배려를 가장한 이기심처럼 보이기도 하며, 그저 받기에는 달가운 행동이 아닐지도 모른다. 어쨌든, 이제 나기사에게 자기자신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가능한 한 당신에게 맞추려고 할 것이다.
:: 00 나기사 ::
0-1 | 바람이 멎고 파도가 잔잔한 해변이라는 뜻. 부모님과 조부모님이 함께 지어준 이름으로, 본인은 지금도 마음에 들어하고 있다. 애칭은 나기. 여전히 그렇게 불러주는 사람들이 있길 바라고 있다.
0-2 | 7월 8일 생.
0-3 | RH+B형.
0-4 | 왼손잡이.
:: 01 그 날의 일 ::
1-1 | 이틀 간의 축제를 아침부터 새벽까지 120% 즐긴 결과, 축제 사흘째에는 미열과 함께 감기기운이 들고 말았다. 새벽녘 나기사의 열을 재어주며 아프니까 밖에 돌아다니지 말고, 늦게 올 터이니 기다리지 말고 일찍 자라고 일러 둔 뒤에, 조부모님은 일찍이 아오하마 밖으로 나갔다. 옆 도시의 친한 할아버지네를 도와 그물을 치러 나가기로 약속했던 날이 하필 그 날이었기 때문이다.
1-2 | 하지만 기어코, 나기사는 아픈 몸을 이끌고 불꽃놀이를 보러 나갔다. 물론 집에서도 조금은 보이기야 하겠지만 현장에서 직접 보고싶었다. 매년 인파 속에서 불꽃놀이의 카운트다운을 외쳤으니 올해도 당연한 수순이었다.
1-3 | 제대로 대피할 수 있을리가 없었다. 축제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를 보기 위해 모인 수많은 인파가 불길을 피해 동시에 내달리는 그 틈에서, 나기사는 울리는 머리를 부여잡고 끝까지 달릴 수가 없었다. 조부모님에게 전화를 해보려고 했지만 꽤 먼 바다에 나가있던 탓인지, 혹은 그저 일이 바빴던 탓인지, 목소리조차 들을 수 없었다. 아오하마의 불길 속, 단 한 명의 가족도 없이 시오자키 나기사는 그렇게 고립되었다.
:: 02 시오자키 ::
2-1 | 할아버지, 할머니, 나기사. 이렇게 셋이 창밖으로 바다가 보이는 2층짜리 목조주택-해산물 건조지역에 가까운 주택가 외곽-에 살고 있던 것은 어언 6년 전 일이다. 조부모님 대부터 서있던 목조주택은 아마 지금은 집터만 겨우 남아있을 테다.
2-2 | 6년 전의 그 날 이후, 나기사의 조부모님은 나기사의 부모님이 있는 오사카에서 함께 살고 있다. 더이상 어업을 하지 않는다.
:: 03 바다 ::
나기, 혼자서는 바닷가에 가지 말거라.
-왜요?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바다가 너를 데려가버리면 어떡하냐?
-에이, 말도 안 돼! 조심할테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3-0 | 할아버지의 지난 십수 년 간의 걱정이 무색하게, 나기사를 데려간 것은 푸른 바다가 아닌 붉은 화마였다.
3-1 | 나기사는 여전히 바다를 사랑한다. 햇빛이 물결에 닿아 부서지듯 반짝이는 것도, 모래와 만나 경쾌한 소리를 내는 것도, 맑은 물그림자가 일렁이는 것도, 소금기를 머금은 바닷바람이 제 볼을 간질이는 것도.
3-2 | 전처럼 멋대로 바다에 뛰어들지는 않을 테다. 대신 파도가 밀려오는 축축한 모래사장에 앉아있거나, 치맛자락을 무릎까지 들어올려 바다 얕은 곳을 걷고는 한다.
3-3 | 모든 것이 재가 된 아오하마에서 유일하게 불변한 아오하마의 바다만이 그가 안심할 수 있는 곳이다. 전보다도 더 자주 바다를 찾으니 나기사가 보이지 않는다면 곧장 바닷가로 향하면 된다. 분명 그곳에 있을 것이다. 다만 물결이 일렁이고, 거대한 파도가 수면을 뒤덮고, 바위에 파도가 부서져 물방울이 튀는 것을 오래 바라보지는 않는다. 그러고 나면 습관적으로 기침을 하곤 한다. 노을지는 바다도 마찬가지이다.
:: 04 아오하마 시 ::
4-1 | 아오하마 토박이인 시오자키 나기사는 그가 늘 말하던대로, 아오하마에 남아있게 되었다.
4-2 | 아오하마는 이제 잿더미의 도시이다. 원래 알고 있던 건물들은 모두 사라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눈에 그곳을 알아볼 수가 있다. 나기사는 아오하마에서 나고 아오하마에서 자랐으니, 그를 구성하는 모든 것은 아오하마의 일부임에 틀림 없기 때문에. 이는 아주 간단한 일이다.
4-3 | 모든 것이 타고 남은 재는 새 생명을 틔울 비료가 될 것이다. 나기사는 언젠가 아오하마가 제자리로 돌아올 것이라는 기대를 막연히 품고있다. 뒤로는 울창한 숲과 산이, 앞으로는 푸르른 바다가 자리한 아오하마를, 자신의 행복한 기억들의 배경인 아오하마를 여전히 사랑하고 있기 때문이다.
:: 05 호불호 ::
5-1 | 좋아하는 것은 여름, 바람이 불지 않는 맑은 날, 바다, 소다맛 아이스바, 탄산음료. 그리고 오래도록 봐온 아와유키의 친구들.
5-2 | 싫어하는 것은 바람이 거센 날, 길에 쓰레기 버리는 것, 맵거나 뜨거운 음식, 아픈 것, 무거운 상황과 매캐한 공기, 주변에 아무도 없는 것.
5-3 | 좋고 싫음이 명확하지만 종종 싫은 티를 내지 않으려 할 때가 있다.
:: 06 취미와 특기 ::
6-1 | 수영, 조개 모으기, 조개팔찌 만들기, 수채 물감으로 바다 그리기. 손을 움직여서 하는 건 대체로 좋아하는 편이다. 여전히 그렇다. 다만 전보다 자주 하지는 않을 테다.
6-2 | 모은 조개껍데기들은 없어진 지 오래, 이제 다시 하나씩 주워보고자 한다.
6-3 | 물 속에서 전보다 숨을 오래 참을 수가 없다. 내기라도 한다면 분명 나기사가 질 것이다.
:: 07 소지품 ::
7-1 | 고장난 휴대폰, 물에 번진 작은 스케치북, 귀걸이 한 짝, 플라스틱 해골모양 반지, 생선-흰동가리-필통.
7-2 | 휴대폰은 화면이 제멋대로 켜지곤 한다. 신호도 잡히지 않는다. 이미 고장났으니 휴대폰이 물에 빠져도 상관이 없지만 버리지도 못 하고 있다. 그 안에는 지난 날의 문자와 전화, 사진 따위가 그대로 남아있을 테다.
:: 08 기타 ::
8-1 | 시력은 양쪽이 1.5, 1.5로 아주 양호하다. 귀가 밝아서 당신이 가까이 온다면 금방 알아챌 것이다. 간지럼이나 통증에는 무척 취약한 편. 냄새나 맛에는 예민한 편이 아니며 음식을 잘 가리지도 않는다.
8-2 | 가능한 한 일기예보를 확인하지만, 아무래도 상관없다. 수평선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저 멀리 바다 위로 보이는 구름으로 날씨를 예측해보는 걸 좋아하게 되었다.
8-3 | 여전히 친구들을 이름으로 부르며 반말을 사용한다.
8-4 | 가끔 목이 따갑고 머리가 아파올 때가 있다. 잠시 쉬면 괜찮아지는 듯하니, 평소에 큰 지장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