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白海 伝説

시라와타 전설

  아주 먼 옛날 이 곳에는 단 하나의 가족이 단란하게 살았습니다. 어머니는 배를 타고 그물을 쳤고, 아버지는 밭을 일구었죠. 아이는 둘이 있었는데 누이가 남동생을 정말 아꼈습니다. 바다는 언제나 다정했고 숲은 풍족했습니다. 가족은 언제나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었고, 그 웃음소리가 산을 타고 넘어갈 정도로 길었습니다.

  언젠가부터 해안가에서 물고기가 사라졌습니다. 아버지는 산을 넘다 그만 다리를 다쳐 앓아누웠고, 어머니는 더 먼 바다로 나가 해가 다 져서야 배를 돌리곤 하였습니다. 이따금 집을 찾지 못해 배를 잘못 정박한 날은 며칠동안 남매 둘이서 칠흑같은 어둠속에 제 어미를 부르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어머니가 돌아오지 않은지 오랜 기간이 지났습니다. 아버지의 병세는 날로 악화가 되어갔고, 남매가 산에서 뜯어온 나물로 죽을 끓여 지내는 것도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가득 찬 보름달이 기울어 이내 자취를 감춘 날. 남자아이가 해안절벽 아래로 낙사를 하고 말았습니다. 집을 찾지 못하는 어머니를 위해 높은곳에 불을 지피려다 실족하고 만것입니다. 

  모든걸 삼킬것 같은 어둠속에 동생을 잃은 누이는 대성통곡을 하였습니다. 낮에 동생의 시체를 찾으려 했으나 그 아무것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누이는 매일같이 바다를 향해 소원을 빌었습니다.

 

"원망도 하지 않고

살아 만나는것 까진 원하지 않으니,

바라옵건데 돌려라도 보내주소서.

 

무엇때문에 당신께서 노하신지는 감히 상상을 할 수 없으나,

분명 돌려보내 주신다면 언제까지고 충실한 종이 되겠나이다."

  열 아흐레가 되던 날, 해안선을 따라 바다의 밑바닥에 은은히 빛이 올라오는것이 보였습니다. 언제나 힘있게 치던 파도가 잔잔하게 멎은 듯 작게 흔들렸고, 바다의 푸름이 투명해 보였습니다. 누이는 그날 물에 붓지 않고, 그저 잠든 듯 말끔한 시체를 두 구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병이 쇠한 아버지 역시 그 뒤를 따르고 더이상 이곳에 머물 이유가 없었으나, 누이는 그 명이 다할 때까지 이곳에 머물며 바다에 예를 다했습니다.

  후속으로 들려오는 이야기가 있다면, 언젠가 해안선을 걷던 누이는 놀랍게도 그리운 제 어머니와 동생, 아버지를 마주쳤다고 합니다. 사실의 진위여부는 알 수 없습니다. 누이가 헛것을 보았고, 그를 통해 외로움과 그리움에 사무친것을 표현하려 했을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합니다.

  바다의 신비한 형상으로 이후 사람들은 '시라와타(하얀 바다)' 라 칭하기 시작했으며, 매년 7월 말에서 8월 초에 걸쳐 제사를 지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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