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秘密基地

우리의 비밀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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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커뮤니티에 등장하는

모든 지명과 이름은 허구입니다.

천천히 타들어가는 모기향. 
쏟아지는 매미소리, 
풀벌레소리,
파도가 치고, 
밀려오던 바닷바람과, 
폐를 가득 채우는 짠 숨결.

  해안가 구석 한켠에 방치된 컨테이너 하우스입니다. 1층에 세칸, 2층에 두칸이 존재합니다. 꽤나 오래전 인근 어부들이 숙소내지 창고로 이용하던 공간입니다. 외부인력이나 급격한 날씨변화로 인해 아오하마에 임시로 정박한 외부 선원들을 잠시 묵게하는 용도로도 쓰였습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차츰 인구가 줄었고, 2006년 즈음에는 해안가 반대편 항구만이 주로 이용되면서 현재는 창고로도 사용하지 않습니다. 주택등록이 아니기 때문에 따로 찾는 이도 없습니다.

 

  2008년, 우리는 이곳을 처음 찾았습니다. 쇠사슬과 커다란 자물쇠로 잠겨 있는 곳은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손재주가 좋은 누군가가 장난스럽게 자물쇠를 따 주었던것만이 기억납니다. 눈을 반짝이며 다함께 속삭였죠. 이곳을 우리의 아지트로 만들자고. 오래된 그물을 가져다 버리고, 청소를 하는 과정을 힘들었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을만큼 넓고 아늑한 공간이었습니다. 이것저것 소중한 물건을 가져다 두기도 하고, 조금씩 돈을 모아 커텐을 달고 이불을 깔기도 했습니다. 함께 먼지가 가득 쌓여 털털털 돌아가는 선풍기앞에 늘어졌고, 한구석에는 손에 꼽을 정도로 예쁜 조개껍질만을 주워 모아놓은 항아리가 있었습니다. 분명한건 그곳에 우리 모두의 추억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성장하며 더욱 많은것을 배울 준비를 해야했습니다. 모두에게 공평하지 않은것이 일상이듯이, 조금씩 달라지는것이 사람입니다. 여전히 비밀기지에 발걸음을 한 이도 있었을것이고, 아니면 어릴적 소꿉놀이처럼 자연스레 추억과 함께 잊혀진 이도 있었을겁니다. 그렇기에 모두가 비밀기지에 다시 오롯이 모인 2014년의 여름은 꽤나 익숙하면서도 새로웠고, 다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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